핀란드 눈 덮인 호수에 동물 그림이 나타났다?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동물 사진이 관심을 받고 있다. 바로 그냥 곰, 여우 그림이 아닌 눈 덮인 얼어버린 호수에서 눈을 치우며 그려낸 그림인데 그림의 크기가 워낙 크다 보니 공중에서 사진을 찍어야만 어떤 그림인지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미스터리 서클 같기도 한 이 그림은 누가 그렸을까?

 

핀란드 꽁꽁 얼은 눈 덮인 호수에 동물그림이?

패시 위드그렌씨의 여우 그림 출처 위드그렌 트위터

북유럽의 핀란드 남부지역 라띠에 있는 삣까야르비(Pitkajarvi) 호수에 거대한 여우 그림이 나타난 사진이 누리꾼의 관심을 받았는데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여우의 세로 길이만 약 90m다. 마치 도화지에 그린 듯 눈을 치워 능숙하게 그린 이 그림은 여러 외신을 통해 보도됐다. 누리꾼들은 “놀라운 재능”이라며 코멘트를 달았다.
누가 그렸는지 모르는 미스터리 서클 같은 그림일 수도 있겠지만 그림을 그려낸 주인공이 따로 있었다. 그림을 그린 사람은 여러 명이 아닌 혼자서 그려낸 것으로 알려졌고, 핀란드 남부에 거주하는 건축 설계사 패시 위드 그렌(Pasi Widgren)이다. 그는 단 4시간 만에 여우를 그렸다고 말하며 “다 그린 후 호수 옆에 있는 절벽 꼭대기로 걸어갔다. 보온병에 들어있는 커피를 마시며 그림을 감상했다”라고 과정을 전했다. 그림을 그리기 전 안전을 위해 호수 얼음의 두께를 파악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고 한다.

놀랍게도 패시 위드 그렌 씨가 호수에 남긴 동물 그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그는 2016년부터 삣까야르비 호수에 대형동물 그림을 그렸다. 부엉이, 곰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했다. 작년에는 곰 얼굴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그림을 그린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와 자연을 느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패시 위드그렌씨의 곰 그림 출처 위드그렌 트위터

하지만 호수에 그린 그림들은 날이 풀리면 금방 녹아버려 생명이 짧다. 그는 “이번 여우 그림도 눈이 조금 더 내려 잘 보이지 않는 상태”라며 “자연에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게 그림의 매력이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엄청난 재능이다. 드론을 이용해야 겨우 그릴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놀라워했다. “자연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다니, 지속 가능한 예술이 이런 것인가”라는 의견도 있었다.

 

도화지에 그림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며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닌 비전문가가 쉽게 확인할 수 없는 대형 그림을 몇 시간 만에 그려낸다는 게 대단하면서도 자연을 이용해서 그려내는 기법이다 보니 지구 반대편인 한국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는 이슈인 것 같다.